졸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feat. 우리 부모님)

2020. 8. 21. 06:32소소한 일상

안녕하세요 혁신남 제이언입니다.

 

장마도 끝이 나고 무더위가 시작되어 많은 사람들이 피서지를 찾아 떠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요즘 TV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 추세라서 매스컴을 통해 많은 관련 기사가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피서를 가는 것도 좋지만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실내는 각별히 조심해야겠습니다.

제이언도 모처럼 가족들과 해수욕장을 찾을 계획인데 사람이 별로 없는 곳으로 찾아봐야겠습니다.

더위와 코로나를 잘 피해 지혜로운 피서를 다녀와야겠어요..

 

오늘은 요즘 시대상을 잘 반영하는 졸혼(卒婚)에 대해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졸혼이라는 말은 2004년 일본의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의 「졸혼을 권함」이라는 책에 처음으로 사용되었는데 우리나라에는 몇 년 전부터 유행하여 토크쇼에서 자주 언급되곤 했습니다.

법적인 혼인관계는 유지한 채 부부의 의무와 책임을 벗어나 각자 원하는 삶을 산다는 의미로 결혼을 졸업한다는 뜻입니다.

주로 자녀를 모두 출가시키고 경제적인 부담도 없는 상태의 중년, 노년부부들이 선택하는 삶의 한 형태로 제이언의 부모님도 졸혼을 선택하시고 잘 지내시고 계십니다.

그래서 졸혼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는데요 제가 직접 옆에서 지켜본 느낌을 솔직 담백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아버지는 45년생, 어머니는 51년생 나이 차이가 많은 편입니다.

더구나 아버지는 해방둥이, 어머니는 6·25 전쟁에 태어나셔서 세상에 나오자마자 온갖 시련과 어려움을 겪었던 세대입니다.

어머니는 외할머니가 피난길에 갓난아기였는데 너무 울어서 피난 온 주변 사람들이 북한군에 위치를 발각될까 봐 내다 버리라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합니다.

두 분은 어려운 유년시절을 거쳐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성장을 몸소 겪은 분이고요 저희 아버지는 역사의 흐름에 걸맞게 월남전 참전, 중동 파견 근무를 하셨어요.

 

먹고 살기 각박한 때에 결혼하셔서 신혼부터 소처럼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아버지는 가족을 지켜냈고, 어머니는 그에 상응하는 내조를 하셨어요.

하지만 여유가 없으니 티격태격한 경우도 많았겠죠.

돈이 행복의 전부가 아닌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걱정의 90% 이상이 해결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 듣던 "입을 것 못 입고 먹을 것 못 먹고 자식 키웠다."라는 말을 저도 우리 부모님께도 들었습니다. ㅎㅎ

그렇게 옆을 돌아볼 여유 없이 앞만 보고 달려오신 두 분이 자식이 출가하고 손자, 손녀도 생기고 먹고사는 문제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이제 자신에 대해 회의가 들고 배우자를 다시 보게 된 것 같아요.

아버지는 그동안 참아왔던 패션 본능을 발산하기 시작하시더라고요.

그게 어머니는 싫었나 봐요. 과시용 금팔찌, 목걸이 화려한 셔츠...

다툼의 원인이 되어 티격태격하시더라고요.

이것뿐만 아니라 사소한 일도 본인들의 생활 스타일에 안 맞으면 좋지 않았습니다. 

배우 김수미 씨가 모 프로그램에서 남편과 5분 대화하면 화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ㅋㅋ

비슷합니다. 그 연령대 분들 대부분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어느 날 아버지가 집을 얻어 나가시더라고요.

어머니는 처음에 적잖은 충격이셨나 봐요. 아버지를 많이 원망하시더라고요.

그런데 한 달 정도 지나니 너무 편하고 좋다 하시네요. 

서로 간섭받지 않고 자유롭게 생활하다가 가족모임에서 한 번씩 보는 거죠.

저는 자식 된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동안 엄청 고생하신 분들인데 남은 여생 행복하게 사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함께보다 혼자가 더 행복하면 그렇게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남자 여자가 늙으면 호르몬이 수치가 서로 바뀐다는 말이 있잖아요.

어머니가 아버지보다 더 강해 보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조금 안쓰러워요. ㅎㅎ 

식사하시고 설거지와 청소도 본인이 직접 해야 하니 짠합니다.

하지만 두 분 모두 본인의 생활에 만족하고 계시고 그동안 노력의 결실로 자식들 도움 없이 잘 살고 계세요.

졸혼을 삶의 한 스타일로 보고 가족의 의견을 존중한다면 결코 나쁘거나 이상한 시선으로 볼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JYP가 이런 말을 했어요. 

'부부는 서로 마주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이다.'

가족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고 존중한다면 행복은 항상 곁에 있을 겁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제이언이었습니다.